본문 바로가기

작가로 가는 길/오늘의 한마디

이해가 아닌 인정

 사람은 저마다 다르다.

 그럴 수밖에 없다.

 태어난 환경, 자라난 환경, 스스로 학습한 것들

 이외에도 다양한 요소들이 각양각색의 사람들이 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내가 아닌 누군가를 이해하는 게 맞을까?

 이해는 깨달아 알고, 남의 사정을 잘 헤아려 너그러이 받아들이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내가 아닌 누군가의 모든 사정을 다 안다 하더라도 그것을 온전히 헤아려서 받아들이는 것은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다. 누군가는 이해를 잘 하는 사람일 수 있겠다.

 하지만 서투른 이해는 때론 오해가 되어 잘못된 방향으로 뻗어갈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나는 차라리 이해보다는 인정을 하고 싶다.

 나와 다른 누군가의 모든 사정을 내가 헤아리지 않더라도 피차 누군가를 너그러이 받아들이는 것은 인정으로도 할 수 있는 일일 테니 말이다.

 인정은 확실히 그렇다고 여기는 것을 의미한다.

 혹여라도 이해를 해보겠다는 말로 결국 내가 나를 알고 있는 만큼 잘 헤아릴 수도 없는 내가 아닌 누군가의 사정에 오지랖을 부리느니, 누군가가 하는 말을 인정해주는 게 선을 넘지 않는 행동이라는 생각이 든다.

 누군가가 나에게 전하는 당신의 사정, 개인적인 생각... 그 모든 걸 나는 모두 헤아려 당신만큼 당신에 대해 이해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당신이 당신에 대해 그렇다 라고 얘기하면 "그렇구나" 하고 인정할 수 있다.

 이 세상 어떤 존재도 나보다 나 자신을 잘 알지는 못하기 때문에.

 그러니 때로 누군가 당신에게 찾아와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때,

설령 누군가의 이야기가 당신에게 이해가 되지 않아도 구태여 헤아리려 하지 말고, 그저 들어주고 그 사람의 말을 인정해주는 건 어떨까?

 당신에게 많은 이야기를 하려는 그 누군가도 굳이 이해받으려 하기보다는 그저 끄덕여주는 당신의 모습에 위로 삼고 싶었을 뿐일 수도 있다.

 그러다 보면 세상 속에서 이 사람 저 사람에 치이는 게 너무 고단한 날도, 사람을 대하는 게 문득 겁이 날 때도,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힘들었던 순간도 조금은 가볍게 맞서게 될 수도 있다.

 "그랬구나. 그렇구나. 그럴 수도 있겠네. 그래."

 누군가를 인정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