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는 친구들과 소란스럽게 청소년기를 보내던 시절도 있었다.
항상 그렇듯, 좋은 인연도 있었지만 그렇지 못할 때도 있었다.
좋아하는 것만 가득한 순수한 마음에서 이젠 누군가를 미워하게 되는 마음도 알아가게 되었다.
하지만, 내 새끼가 조금이라도 엇나갈까 걱정스러운 말로 "누군가를 미워하는 마음을 가지면 너만 괴로운 일"이라며 나를 다그치시는 부모님.
어린 나에게는 큰 산과 같던 부모님의 말씀에 철없던 나는 "미움"이라는 단어가 그저 나쁜 것인 줄만 알았다.
그래서 어느새부턴가 누군가에게 "미움"을 받던, 주던 그게 불쾌하기만 했었다.
어느 날, '미움받을 용기'라는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맞다. 어느 누구도 굳이 미움을 주기도, 받고 싶지도 않을 것이다.
그런데 한가지 잊고 있던 생각 하나가 가지가 뻗어가듯 꼬리를 물고 이어가더니 답 하나를 발견했다.
"그러면 좀 어때"
그래. 미워하면 좀 어때. 되레 속이 시원할 때도 잊지 않은가.
미움 좀 받으면 어때. 그게 내 맘대로 되는 것도 아니고, 그저 누구의 감정일 뿐인데.
사실 어릴 적에는 부모님의 말이 참 크게 다가와서 그들이 말하길 나쁘다는 것을 하면 죄책감이 들고, 나쁜 것을 당하면 너무 무섭고 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내가 나를 지킬 수 있다는 확신이 커가면서 생각도 바뀌어 간다.
미움이란, 우리가 가지는 감정 중에 하나일 뿐이다.
물론, 모든 게 그렇듯이 과하거나 지나치면 되레 나에게도 힘듦이 될 순 있겠다.
그러나, 보통의 감정 정도가 우리를 지나치게 힘들게 하지는 않는다.
살다 보면 ㅡ 미워할 수도 있지. 살다 보면 ㅡ 미움받을 수도 있지. 그럴 수도 있지.
내 마음이 내맘대로 되지 않듯이. 남의 마음도 그럴 뿐이다.
가끔은 미워도 받고, 미워도 해봐야 나중에 더 고맙기도 하고, 더 감사하기도 하고, 더 행복해지기도 한다.
그냥 어릴 적 배워온 감정의 정의 따위에 멈추어 잡혀있을 건 아니다.
그 감정이 도덕적으로, 법적으로 절대적인 잘못의 행위로 이어진 게 아닌 이상, 그냥 살다 보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감정이니까 말이다.
모든 만물은 제각기 나름의 생각이 있고, 모두가 한마음일 수는 없기 때문에 그 안에서 마찰도 생기고 다름도 발견하는 것이다.
그러니 "미움"도 생길 뿐이다.
당신이 "미움"이란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그저 그 감정의 주체가 되어 느낄 수 있는 주인이 된다면,
그 안에서도 분명 좋은 점을 찾게 할 수 있다.
'나는 왜이렇게 부정적인 감정이 들까?', '내가 너무 못난 건 아닐까?' 하는 회의적인 태도를 가질 필요는 없다.
그냥 당신도 그럴 수 있는 사람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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