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도 수십 번 오락가락하는 온도에
정신사나워지고 어수선한 요즘이다.
정신 차려보니 어느덧 10월
뭔 놈의 시간이 이렇게 빠른지 모르겠다.
네모난 상자에 들어가
마치 꼭두각시 인형처럼
보낸 것 같은 시간들.
어제와 다른 오늘을 기대하고
오늘과 다른 내일을 기대하며
지내볼 법도 한데 말이다.
어느덧 새로이 찾아온 시간에 대한
반가움이나 기대감은 옅어져 있다.
가을이 오면, 겨울이 오면
그래 봤자 가을이고, 겨울이겠지
하고 익숙함에 속아 설렘은 잊혔다.
사실, 굴레에서 벗어나고 싶은 걸지도 모른다.
사실, 두근 되는 찰나가 그리운 걸지도 모른다.
괜스레 무덤한 자신에 투정 부리고 있는 걸지도 모른다.
그만하면 됐다.
어설픈 투정은 그만하자.
시시때때로 찾아오는 투정은 접어두고
뫼비우스의 띠는 찢어버리자.
성큼 찾아와 우두커니 기다리고 있는
다가온 시간들에도 낯선 지도를 펼쳐보자.
이미 다 알면 어떻고,
이미 다 해봤으면 어떻고,
이미 다 겪어봤으면 어떤가.
닮은 듯 다른
다른 듯 닮은 익숙한 시간들을 마지못해서라도 걷다 보면
언젠가는 생경한 길도 만날 테다.
어찌할 줄 몰라 생뜩함에 뒤통수도 맞고,
머리도 하얘지는 순간도 생길 테지.
그러다 보면
다시금 따분한 기억은 옅어진 채
새롭게 익숙해져 갈 시간들에 잠시 설렐 테다.
그러니 가을이라는 단어에 빠져
기억에 속아 지루함을 당연시하지는 말자.
가을이 찾아온 시간이 어느덧 10월이라서 그렇지
우리는 분명 어줍던 시절을 지나 익숙함을 마주하며 지냈을 뿐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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