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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로 가는 길/오늘의 한마디

[오늘의 글] 작은 위로

오늘 하루 가는 줄 위에서

아슬아슬 버티고 서 있는 기분이었어

 

누구에게 큰 위로를 바라고 싶지도

굳이 누군가에게 투정을 부리고 싶지도 않았지

 

그냥 아무 말 없이 옆에만 있어도

위로가 되길 바랐었나 봐

 

텅 빈 공터마냥

공허한 마음을 채워줄

정신없는 무언가가 필요했지

 

그 순간 너의 작은 온기가

큰 마음이 되어 따스한 온도를 전했지

 

무척 긴 하루였는데

무척 무거운 하루였는데

 

너의 작은 손길이

너의 작은 온기가

너의 작은 마음이

나에게 닿아서 큰 마음이 되고

무엇보다도 큰 위로가 되었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울렁이며 요동치는 마음이

눈물로 새어 나와

고개를 돌려 눈물을 훔쳐

 

그냥 아무 말 없이 옆에만 있어도

위로가 되길 바랐었나 봐

그랬었나 봐

 

너보다 큰 손을 애써 꽉 잡으려 하는

너의 작은 손길이 그런 건가 봐

 

너의 작은 손길이

너의 작은 온기가

너의 작은 마음이

나에게 닿아서 큰 마음이 되고

무엇보다도 큰 위로가 되었지

 

아무것도 모르다는 얼굴을 하고선

하나를 다섯 개로 꼭 움켜쥐고는

투명하게 바라보는 너

 

그래서 아무 말 없이 옆에만 있어도

위로가 되었나 봐

그랬었나 봐

 

생각지도 못한 너의 손길이

너의 온기가

너의 마음이

작은 열기에도 녹여진 마시멜로처럼

나를 만들어

 

그 순간 너의 작은 손길이

큰 마음이 되어 가득 채워주었어

 

무척 긴 하루였는데

무척 무거운 하루였는데

 

 


 

 

언젠가 나도 모르게 어떤 것을 해도 마음이 채워지지 않고 행복하지 않고

감정 없이 텅 빈 사람처럼 그래지는 날이 더러 있더라고요.

그렇다고 가만히 있으면 오만가지 생각이 몰려오는데 얽힌 줄을 풀다가 더 엉켜버리듯

그렇게 내 마음도 내 맘대로 되지 않는 그런 날이 더러 찾아오더라고요.

그런 날에는 그냥 아무 생각할 시간조차 주지 않을 정도로 정신없이 무언갈 하되

아무 생각 없이 아무런 성취 없이 그냥 시간을 빨리 해치울 무언가가 필요할 때가 있어요.

그런 날 우연히 아직 의사표현도 제대로 못하는 작은 조카를 돌보게 되었어요.

정말 정신없이 시간을 보내기 딱이라고 생각했었죠.

하염없이 하고 싶다는 것, 해달라는 것 해주면서 정신없이 뛰놀고 있는데

순간, 내 오른쪽 검지 손가락을 꼬옥 움켜쥔 다섯 개의 작은 손가락이 느껴졌어요.

문득 명치 언저리에 뜨뜻한 온기가 퍼지는 게 느껴지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고요.

별거 아닌데, 별거 아닌데, 별거 아닌 그 손길이 이상하게도 나도 모르게 위로가 되었어요.

그냥 별거 아니라고.

이유 없이 찾아온 텅 빈 마음이, 공허한 시간이, 알 수 없어서 곤란하고 그래서 더 힘든 스스로가, 유난히 길었던 하루가.

사실 별거 아니라고.

그냥 그럴 수도 있는 거라고.

그렇게 말해주는 것 같았어요.

나도 아직 나에게 찾아오는 처음이라 혼란스럽고 당황스러운 감정과 모습에 힘든 날들이 때로는 있기도 하고,

너무 어렵게 해결하려는 내 모습에 더 지쳐버리고, 아무리 해봐도 해결되지 않아서 또 지치는 그런 날도 있겠지만

그거 다 별거 아니에요. 그냥 그럴 수도 있어요. 언젠가 또 지나갈 테고 언젠가 또 자연스럽게 익숙해질 수 있을 테니까요.

이런 경험이 나만 그런 건 아닐 것 같아서 별거 아닌 줄 알았던 작은 손길에 넘치는 큰 위로를 받았던 기억을 짧은 글로 담아보았습니다.

여러분은 나도 모르는 사이 위로를 받은 추억이 있으신가요?

당신의 그 위로는 어땠었나요?